작성자 비전아레나 조용호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경쟁을 싫어한다. 그리고 협력을 좋아한다. 협력은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느끼게 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가족, 친구, 동료 등과 함께 하는 따뜻한 사회 관계망 속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경쟁 역시 중요한 효용을 가진다. 경쟁을 통해 우리는 경쟁자를 이기고 난 결과로서의 성취뿐 아니라 해당 과정에서 더 나아지고 성장할 수 있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어릴 때부터 좋은 고등학교, 대학,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바늘 구멍 같은 기회를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것에 익숙해질 수 밖에 없도록 교육 시스템과 사회적 기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자신의 실력을 믿고 노력하며 주변과의 경쟁에서 선두의 자리에 서는 것이 아름다운 미래를 약속받는 효과적인 길이라는 식으로 생각의 프레임을 가지게 된다. 경쟁 그곳에 협력의 모습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비즈니스와 인생에서 경쟁과 협력을 어떻게 바라보는 지는 매우 중요하며 이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우리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각자 아래의 질문에 대해 짧게 스스로 한번 돌아보며 생각해 보자
- 누가 현재 나의 경쟁자이고, 누가 나의 협력자인가?
- 나는 어떤 기준으로 경쟁자와 협력자를 나누는가?
- 경쟁자를 협력자로 만들 수는 없는가?
- 협력자가 경쟁자로 될 가능성은 없는가?
이러한 질문이 의미하는 바는 곧 경쟁과 협력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경쟁과 협력 둘 중 한 쪽에 치우치기 보다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성공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의 비결이다.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생각하는 이러한 개념을 이를 전문용어로는 코피티션 (Coopetition, 협력의 Cooperation과 경쟁의 Competition을 조합한 단어)이라고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이러한 코피티션을 통해 고객을 보다 만족시키면서 성과를 내야 한다. 경쟁과 협력은 동시에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 경쟁이 없는 가운데의 독점 또는 고립된 채로 제공되는 낮은 품질의 제품은 고객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인생에서는 내 주변 동료나 친구와 경쟁의식을 느낄 수 있지만 이는 서로에게 배우고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 바탕하게 되면 생산적인 의미로 바뀔 수 있다.
의미를 잘 들여다보면 경쟁자는 나에게 다른 방식을 보여주고 생각 못했던 부분을 깨닫게 해주는 협력자의 하나인 것이다. 또한 협력자는 나를 특정 영역에서 도와주면서도 동시에 나와 다른 영역에서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러한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어떻게 조화롭게 이해하고 관리할 지는 우리와 주변과의 관계 맺음을 하기 위한 필요 불가결한 전략이 된다. 이제 대략적으로 경쟁과 협력의 상보관계를 이해하였으니 요즘 시대에 이에 대처하기 위한 생각들을 몇 가지 더 나누어 보겠다.
A.경쟁은 경계를 넘어서 온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경쟁자만 생각하지 말고 이제는 경계 밖에 있는 경쟁자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개인간에 방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AirBnB) 서비스는 이미 세계 최대의 호텔 체인인 힐튼의 기업가치를 넘어섰다. 차를 이용하는 사람과 운전자를 연결하는 우버(Uber)의 경우도 전세계적으로 택시 및 운송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는 기술의 발달과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의한 전세계적 연결성이 가능해지면서 기존의 전통적 산업 경계가 이전만큼 분명하지 않다. 이는 개인으로 보아도 마찬가지다.
요즘 IBM은 인간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똑똑한 왓슨이라는 인공지능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왓슨이 하는 일 중에 하나는 환자들의 진료를 보고 간단한 처방을 하는 것이다. 물론 데이터를 통해서 하며 이를 의사들이 재활용한다. 또한 개인별 재무 상품 추천 및 상담도 가능하다. 보통 수준의 의사와 상품 설계/상담사의 일자리가 미래에 별로 안전하지 않다. 상품 배송의 경우에도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은 드론과 무인자동차를 이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류업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의 일자리가 미래 변화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B.협력 잘하는 기업이 성장하는 시대가 왔다
생태계라는 단어를 들어보았는가. 애플,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업은 단순히 좋은 제품/서비스를 만들어서 고객에게 제공하여 수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다. 해당 과정에서 외부 협력자들과 대단히 효과적으로 협력한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앱스토어만 놓고 보더라도 외부의 개발자들이 애플 제품을 더 빛나게 만드는 앱을 개발하고 수익을 나누어 가지는 협력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협력의 핵심은 상호 신뢰와 협력으로부터 얻는 가치의 명확성에 있다. 따라서 무엇을 상대방에게 양보하고, 무엇을 내가 취함으로서 결과적으로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대여대취(크게 주고 크게 얻음)의 전체적 사고가 가능해야 좋은 협력을 만들어 갈 수 있다.
C.경쟁/협력을 넘어 고객이 최종 목적지이다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자 하는 것도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것도 결과적으로는 고객에게 선택받기 위한 것이다. 그것도 지속적이고 완전한 고객 관계를 확보한 가운데에서 말이다. 경쟁/협력관계는 이 과정에서 고정 관념에 갇혀있는 나를 깨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따라서 알리바바 마윈회장의 ‘우리는 경쟁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경쟁자는 우리에게 배움을 준다. 우리가 배우는 것이 경쟁자에게도 부담을 주는 좋은 방법이다.’는 취지의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인생에 있어서는 어떨까. 우리의 인생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해지면 경쟁자에게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때론 우리와 비슷한 목적을 위해 분투하는 사람으로서의 동지의식까지 느낄 수 있다 .
이제 지금보다 더 좋은 수준의 경쟁과 협력을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는가. 각각의 주제로도 책 한권이 나올 수 있지만 여기서는 핵심 팁을 몇 가지 드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경쟁과 협력 수준을 높이는 실행 방법
- 내가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적을 이해한다.
- 누군가 최종 고객이 있다면 그 사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 진짜 경쟁자가 누구인지 찾은 후 해당 경쟁자로부터 배운다.
- 협력자는 목적과 세계관이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 찾기 쉽다.
- 협력자와 함께 오래 갈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을 공유한다.
- 주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기버 (Giver)가 최고의 협력자이다.
- 나 역시 기버(Giver) 마인드로 세팅을 하고 우호적으로 사람들을 대한다.
- 만약 협력의 정신을 위배하는 행동이 발견되면 즉시 조치한다. (경고 또는 실질적 불이익 제공)
- 사람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최소 한번 이상의 기회는 더 준다.
- 위의 것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상으로 경쟁과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동시에 나누어 보았다. 보통 기업들은 경쟁, 그것도 무한 경쟁에 대해 더 이야기 하길 좋아한다 .그래야 위기감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현실은 경쟁과 협력 이 두가지를 동시에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는 기업들의 잔치이다. 자기 반성할 수 있는 솔직한 마음은 강함의 징표이며 얼마나 그 사람이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을 지 아는 척도가 된다고들 한다.
협력 역시 마찬가지다.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은 순진하고 의존적으로 보이는 약함이 아니라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아우르며 그 불확실성을 기회로 만들겠다는 강한 이들의 분명한 다짐이다 .
올 한해가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내년에는 모든 분들이 더 강한 인생의 자세로 거듭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끝)